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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o Big To Innovate : 대감집 체험기 (1) 본문
1-1. 성장성-안정성, 유연함-단단함 그 사이 어딘가
대감집에 입사하기 전, 나는 중소기업에서 S/W 개발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회사는 개인의 능력만 봤을 때 뛰어난 사람들이 많았다. 대표님 마인드가 "똑똑한 애들을 키워서 일 시키기" 였고, 사회초년생들 입장에서는 "좋은 처우를 받으며 새로운 분야를 배울 수 있는 기회" 가 있었기에 서로간의 니즈가 부합했던 것이다. 커리어의 변곡점이 필요하던 나도 운 좋게 그 기회를 잡았고, 첫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S/W 전공자가 아니었기에, 실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처음 1년은 배우기에 급급했다. 그리고 반년 정도가 더 지나고 일이 점점 익숙해지자, 그 당시 회사의 문제점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내 눈에 들어온 문제점은 2가지였다.
(1) 불확실한 성장성
(2) 팀 철학의 부재
(1) 불확실한 성장성
급격하게 성장하는 많은 기업들은 결국 동일한 선택의 기로를 만난다고 생각한다. 성장 속도를 조금 늦추면서 Business Model (BM)을 확보하는 순간을 결정하는 것이다. 쿠팡이나 마켓컬리처럼 엄청난 적자를 쌓아가며 최후의 최후까지 안정적 BM 확보를 늦출 수도 있고, 적당히 작은 규모에 만족하여 일찌감치 성장을 늦추고 BM을 확보할 수도 있다. 물론 성장 속도를 늦추지 않고 안정적 BM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초기 스타트업에게 성장 속도와 BM 확보는 서로 Trade-off를 가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당시 회사는 BM 유지를 위해 지나치게 많은 리소스를 투입했다. 대부분의 우수 인력이 BM 유지를 위해 투입되고 레거시 시스템의 이슈 해결에 치이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동시에 요구된 "경쟁력 있는 신제품 개발"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뿐만 아니라 아예 새로운 인력들을 영입하여 추진하던 신사업들도 꽤 오랜시간동안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즉, 대표가 제시하는 비전의 설득력이 점점 떨어지고, 당장 급한 BM을 지키기 위한 의사 결정들이 반복되면서, 팀원들은 이 회사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하나둘씩 접게 되었다. 이후에는 존경하고 따르던 선배들이 떠나가기 시작하고, 더더욱 "성장하지도, 안정적이지도 못한" 회사가 되어간다고 생각했다.
(2) 팀 철학의 부재
앞선 성장 속도와 BM 확보의 관계와 마찬가지로, 체계적 시스템과 유연한 의사결정도 서로 Trade-off 관계를 가지고 있다. 둘 중 어느 것에 가중치를 두느냐는 팀의 철학에 따른 선택이고, 팀원들이 함께 그 철학을 지켜나가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체계적인 시스템도, 유연한 의사결정도 없다면 그것은 잘못된 철학을 가졌거나, 아예 철학이 없는 팀일 가능성이 높다.
당시 팀은 누가 봐도 체계적인 구조를 갖지 못했다. 기획자나 PM이 이렇다할 역할을 갖지 못했고, QA도 과거의 테스트케이스들에 의존하고 있었다. 개발 시작부터 끝까지 대부분 개발자(+대표)들에 의해서 결정되고 진행되었다. 하지만 개발자들도 일에 치여가며 체계적인 시스템 구축은 항상 계획에만 머물렀다. 기획자, PM, QA, 개발자들의 잘못이 아니었다. 그냥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었을 뿐이다. 하지만 체계적인 시스템이 없기엔 팀의 규모가 너무 컸다.
그렇다고 유연한 의사결정 구조를 갖지도 못했다. 모든 결정은 대표의 컨펌을 기다려야 했다. 전형적인 Top-down 의사결정구조를 갖고 있었다. 초안에 문제가 있을 경우 다른 방안을 빠르게 시도해서 해결해야 하는데, 항상 대표의 컨펌 이후 아키텍처나 정책 변경이 이뤄질 수 있었기 때문에 문제 해결 속도가 느릴 수 밖에 없었다. 안정성을 위해 속도를 포기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느렸다.
왜 이런 기업(팀) 문화가 형성되었을까 고민을 많이 했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슈퍼스타 몇 명의 개인기에 의존하여 팀 철학에 대한 고민 없이 성장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슈퍼스타의 하드캐리는 팀의 급성장을 위한 필수 요소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급성장 이후라도 팀 철학을 명확히 정의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선 이미 그게 불가능하다고 느껴졌다.
1-2. 안정적인 단단함 안에서의 혁신을 꿈꾸다.
첫 회사를 떠나던 당시를 돌이켜보면, "체계 없음"에 많이 지친 상태였다. 계속해서 인력은 빠져나가는데 그만큼 일은 계속 더 몰려오는 상황을 겪으면서 체계적인 업무 환경을 꿈꾸게 되었다. 더 궁극적으로는, 학교에서 배웠던 대기업의 체계적인 제품 개발 프로세스 하에, 명확한 비전을 가지고 의사결정을 하며, 전세계에 큰 임팩트를 줄 수 있기를 꿈꿨다.
또한, 과연 얼마나 체계적일지 굉장히 궁금했었다. 그 정도 규모의 팀을 운영하기 위한 시스템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을지 알아보고 싶었다. 아무리 밖에서는 대기업의 시스템을 욕하고 쉽게 비난하더라도, 내부에서 바라볼 때는 꼭 필요한 시스템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서 직접 겪어보고 그 시스템의 중요한 일원이 되어 무언가을 이뤄보고 싶었다.
그렇게 대감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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